IT 리더십 레슨 '실패로부터 배우는 법'

IT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세계다. 너무 많은 일을 한 프로젝트에 몰아서 하려다 실패를 하는 경우도 있고, 개발자에게 충분한 리드 타임(lead time)을 주지 않아서 실패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심지어는 컨설턴트나 벤더가 잘못된 길로 인도해 실패를 겪기도 한다.

사실 실패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인생을 살며 일어나는 일이 10%라면 나머지 90%는 거기에 어떻게 대처 하는가에 달려있다”는 말을 잊지 말자. 실패가 반드시 나쁜 것 만도 아니다. 실패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실패에 대처하는 프로세스만 갖춰져 있다면 실패를 겪는 것도 교육적이고, 심지어는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실수로부터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워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많은 기업들이 실패에 제대로 대처하질 못하고 있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할 제대로 된 프로세스가 없는 경우가 태반인데, 실패로부터 뭔가 배우기 위해서는 이런 준비가 필수다. 로젠펠드 미디어 컨설턴트이자 ‘왜 우리는 실패하는가(Why We Fail)’의 저자인 빅토르 롬바르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IT와 테크놀로지] 업계의 지난 15년을 되돌아보니, 이런 류의 실패에 대한 꼼꼼하고 객관적인 보고서를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런 자료가 나 같은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데 말이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느낀 나는 저서에 사례 연구를 조사하고 쓰는 데만 2년을 보냈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업계에서 실제로 있었던 실패 사례에 기반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면 다음 번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실수를 몇 번씩 반복했다가는 다른 직업을 찾아야 될 수도 있다. 스페이스X,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 그리고 페이팔(Paypal)의 창립자 엘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 등은 모두 성공하기 전까지 몇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부실한 리더와 좋은 리더의 차이, 그리고 좋은 리더와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의 차이를 만드는 건 실패로부터 지혜를 얻고 다음 기회에는 성공하는 능력일 것이다. 여기, 나쁜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기 위한, 그리고 미래에 같은 IT 프로젝트 실패를 겪지 않기 위한 전문가들의 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안전하게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규모가 크고 복잡한 회사의 경우 학습 및 발전 과정이 특히 더딜 수 있다. 직원들의 행동 변화 역시 각 직급에서 다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IT가 기업 발전에 발맞춰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팀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문제는 새로 시도한 것이 잘 풀리지 않거나, 회사에서 문제 해결보다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할 때 생긴다. 여러분 회사 직원들은 정해진 루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는 의지와 의욕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그 답이 ‘별로 그렇지 못하다’라면 다음을 자문해 보자. ‘나는 IT 리더로서 팀원들이 마음껏 목소리를 높이고 크고 작은 반대 의견들을 낼 수 있게끔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 주었는가?’

뉴트리세이빙스 LLC의 COO및 CIO이자 상무인 니라지 제틀리는 “이렇듯 안전하게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히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리스크를 감수하고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실험을 하기도 하며 실패 역시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된다. 뉴트리세이빙스(NutriSavings)와 에든레드(Edenred)에서는 적극적으로 혁신을 장려하며 잘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함에 따라 거기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IT를 이끄는 리더 입장에서는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이가 하나도 없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꺼려질 수 있다. 실패를 너무 받아주다 보면 반드시 최선을 다하는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요령을 부리려는 사람이 나타날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2011년 HBR 기사 ‘배움과 실패의 전략’의 저자인 에이미 C. 에드먼슨(Amy C. Edmondson)에 따르면 이런 걱정은 기우다. 에드먼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고의적인 태만”이라 부를 만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은 비난을 하기 어렵거나 해도 별 쓸모가 없는 애매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풀이하지 말라
“실패는 기업 운영이나 테크놀로지에 있어 불가피한 부분이다. 따라서 실패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공감 능력은 상호 신뢰를 자아내며, 결과적으로 이런 신뢰가 직원들의 업무 능률을 끌어 올린다. 실패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자신감이 잔뜩 낮아져 있는 상태인 사람에게는 그 죄책감을 극복하고 나중에 어떤 점을 개선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해 보도록 돕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틀리는 말했다.

비난 게임은 그만
“책임 전가는 인간 심리 속에 깊숙이 내재된 특징이기 때문에 뿌리뽑기가 매우 힘들다. 아주 어릴 때부터 우리는 잘못하면 비난 받는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이는 매우 불쾌한 기분이어서, 우리는 이를 겪지 않기 위해 최대한 책임을 피하려 한다. 어렸을 적 느꼈던 그 기분이 청소년기를 지나 어른이 돼서도 우리를 따라오는 것이다. 그리고 논리적이면서도 동시에 감정적인 이유로 이런 습관을 직장에서도 그대로 반복한다.”

“특히 직장에서는 승진이나 다른 요소들이 결부돼 있으므로 더 그렇다. 즉 우리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맡기 싫어하는 것”이라고 에드먼슨은 말한다.

실수는 담담히 인정하자
당신의 잘못임이 명백하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려 하지 말자. 담담히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제틀리는 “누구나 자기 몫의 실수를 하면서 산다. 경험을 통해 내가 배운 것 중 하나는 스스로를 무조건적으로 방어하기 보다는 실수를 깨끗이 인정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인정이 빠를 수록 실수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 게다가 이를 통해 마음의 평화도 더 쉽게 얻게 된다”라고 말했다.

실패를 면밀히 분석하고 학습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
일이 왜 잘못 되었는지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리고 만일 나무랄 만한 실수가 있었다면 이를 처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이 프로세스의 진짜 목적은 실패가 누구 잘못인가가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다.

“실수로부터 단 하나 배우는 게 있다면 그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기본이다. 그러나 특히 당신이 직원들을 평가하는 입장일 때는 이를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고 핵심인재관리 및 직원/고객 계약 전문 업체 로이 웨스트 컴퍼니스(The Roy West Companies)의 창립자이자 CEO인 로이 J 웨스트는 강조했다.

제틀리는 일명 “마감 리뷰” 또는 “사후 검시”라 불리는 리뷰를 즐겨 한다. 이런 리뷰에서 주로 평가하는 항목은 아래와 같다. 미리 지명된 미팅 멤버들이 미팅의 목표를 명시하고 모든 직원에게 가감 없이 아이디어를 말하라고 장려한다. 모든 팀원들에게 다음의 세 질문에 대답할 시간이 주어진다.

- 이 프로젝트에서 잘 된 점은?

- 이 프로젝트에서 잘 되지 않은 점은?

-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었을까?

역시 사전에 지명된 필기자가 이를 받아 적고 모두가 의견을 말하고 나면 이 의견들을 분석 및 토론하는 미팅이 시작된다.

“때로는 조금 지나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미팅을 통해 프로젝트 기간 동안 어떻게 일이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가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되고 미래에 대비한 교훈들도 얻게 돼서 좋다”고 제틀리는 말했다.

한편 롬바르디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했다. “반복적이고 테스트 지향적인 애자일(agile)과 같은 방법을 메트릭 기반 온라인 마케팅 접근법과 결합시키려는 시도에 지난 수 년간 상당한 발전이 있어왔다. 고객 개발과 같은 형식적인 방법들은 근본적으로 과학적인 방법을 일에 적용하려는 노력이다, R&D 부서를 되살리되 좀 더 실용적이고 고객 지향적인 방식으로 되살려 프로젝트에 통합시키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나는 이런 방법을 사용해 가설과 사실을 분리하고 이 가설들로부터 우선 순위를 정하고, 테스트 하며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제안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을 알아가라
커뮤니케이션 기술이야 말로 IT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해 무너진 IT 프로젝트들이 아주 많다. 웨스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갤럽의 전직 대표이자 역량 기반 사고(strengths-based thinking)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돈 클리프턴(Don Clifton)은 누군가를 가장 빨리 파괴시키는 방법은 그의 역량으로 할 수 없는 일을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일을 맡은 사람이 성공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면 실패란 거의 예측된 수순이다. 또한 코치나 매니저, 리더가 결과를 투명하게 보여주지 않거나 직원들이 잘하는 일을 간과할 때도 마찬가지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일이 이렇게 돌아가는 이유에 대해 몇 번이고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쟁 업체로부터 배워라
성공적인 리더일수록 다른 업체들의 실패 및 실수(혹은 성공) 사례를 통해 기업을 발전시켜 나간다. 이런 방법으로 앞으로 생겨날 문제를 미리 파악해 두면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라
IT 전문가들이 생각지 못한 문제점들을 보고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실패를 피한 이들에게 보상을 해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아이디어나 성격, 또는 발전을 위한 발전에 빠져서는 안 된다. 새롭고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단순히 가설일 뿐이며 이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알기 위해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피해가게 된다"고 롬바르디는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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