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새 풀을 찾아 쉴 새 없이 달리는 양들은 잠잘 때와 쉴 때만 제 뼈가 자란다. 푸른 나무들은 겨울에만 나이테가 자라고 꽃들은 캄캄한 밤중에만 그 키가 자란다. 사람도 바쁜 마음을 멈추고 읽고 꿈꾸고 생각하고 돌아볼 때만 그 사람이 자란다. 그대여, 이유 없는 이유처럼 뼈 아프고 슬프고 고독할 때 감사하라, 내 사람이 크는 것이니. - 박노해, ‘사람은 무엇으로 크는가’